LTE 노트북 에이서원 13인치 후기
애플 빠돌이인 나는 가능하면 모든 전자기기를 애플 제품으로 통일해서 쓰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컴퓨터도 아이맥과 맥북프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성능이나 편의성 면에서는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윈도우가 없으면 불편할 때가 너무나도 많다.
물론 요새는 모바일로도 결제나 은행 업무가 모두 가능하고, 많은 사이트들이 웹표준을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정말 가끔 1%의 사이트에서 윈도우가 아니면 사용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그 1%가 치명적으로 불편할 때가 있다.
불가피하게 아이맥에 부트캠프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부트캠프도 완벽하지는 않아서 윈도우를 사용할 때 글씨가 깨진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윈도우 노트북을 하나 장만하기는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컴퓨터가 2개나 있는데 하나를 더 들이는 건 정말 낭비인 것 같아서 참고 참고 또 참았다.
그러다 우연히 올레샵에서 에이서원 13이라는 제품을 매우 저렴하게 할부 판매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더더군다나 특이하게 LTE까지 지원이 되는 노트북이고, '데이터 투게더'라는 요금제에 가입을 하면 만원으로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요금제의 데이터를 나눠서 쓸 수 있다는 말에 덜컥 구매를 해버렸다.
재밌는 건 이 제품을 구매할 때에도 맥과 휴대폰으로는 결제가 불가능하고 윈도우만으로 가능해서 '역시 우리나라에서 윈도우는 무조건 필요하구나'라는 짜증 섞인 생각을 하면서 공용 PC로 결제하고 구매를 완료했다.
가격은 올레샵에서 24개월 약정으로 월 13,000원이었으니 제품 가격은 약30만 원 정도인 셈이다. 매우 저렴하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성능은 조금 포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데이터 투게더 요금제를 가입을 했으니 대충 월 24000원 정도를 지불한다고 보면 된다.
살짝 충동구매인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몇 년 동안 짜증을 내면서 윈도우 컴퓨터를 하나 들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너무나도 괜찮은 조건으로 구매를 했기에 딱히 후회하지는 않는다.
LTE 노트북답게 유심칩이 달려있다. LTE 노트북은 또 처음 써보는 거라 신기하기도 하다.
사은품으로 노트북 전용파우치까지 함께 줬다. 이거 파우치 찾아서 구매하려면 또 꽤나 번거롭고 비용도 들었을텐데, 기본 구성품으로 이것까지 주니 매우 괜찮은 구성이다. 특히 보통 주는 싸구려 검은색 서류가방 같은 파우치가 아니라 랩씨라는 괜찮은 브랜드의 파우치여서 다른 파우치를 굳이 추가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더해서 64기가짜리 마이크로SD까지 껴준다. 보통 스마트폰의 한쪽에 마이크로sd 메모리를 꽂아서 용량을 확장하듯, 이 노트북도 용량을 확장할 수가 있다. 기본적으로 내장이 64기가이니, 총 128기가로 사용할 수 있다.
아무래도 LTE 노트북은 조금 낯서니까 간단하게 설명서를 읽어본다. 그냥 저기 나사로 돌려서 열어서 유십칩을 꽂으면 된다는 내용이다.
참고로 KT의 '데이터 투게더 Large'라는 요금제로 개통을 했는데, 이 요금제는 월 요금 11,000원으로 데이터를 '단독' 혹은 '공유'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이다.
단독 옵션으로 사용할 때에는 데이터 1기가를 제공하고, 이걸 다 소진하면 200kbps의 속도로 무제한으로 사용을 할 수가 있다. 공유 옵션으로 사용을 하면 lte 스마트폰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데, 역시 기본 용량 1기가를 제공하고,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기본제공량과 일제공량을 모두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고, 이걸 다 사용하면 역시 200kbps의 제한 속도로 사용할 수가 있다.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요금제는 순완전무한 67요금제로, 월제공량이 12기가, 이걸 다 사용하면 하루에 2기가, 이걸 다 사용하면 최대 3Mbps의 속도로 무제한 LTE 사용이 가능한 요금제이다. 게다가 별도로 올레티비와 지니뮤직까지 무료로 제공이 되니 정말 개이득인 요금제. 이 요금제는 현재 KT에서 사라졌고, 이 정도의 혜택이 있는 요금제는 없어서 아마도 앞으로도 쭉 이 요금제를 사용할 것 같다.
어쨌든 이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서원 13을 '공유' 옵션으로 사용하면 공유 옵션이 주는 기본 데이터 1기가를 더해서 총 13기가를 월 제공량으로 사용할 수가 있고, 이걸 다 사용하면 하루 제공량인 2기가를 매일 사용할 수 있으며, 하루에 2기가 제공량까지도 다 사용할 경우에는 제한된 속도로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개통하는 방법인데, 유심칩을 꽂고 컴퓨터를 재부팅하면 자동으로 개통이 된다.
아래는 제품에 대한 간단한 정보.
개봉기
제품을 개봉해본다.
상자를 여니 완충장치로 잘 포장이 되어있다.
acer 라는 회사의 로고가 심플하게 박혀있다.
두께도 상당히 얇다. 왼쪽에는 이어폰잭, USB 포트, 마이크로 sd 슬롯이 있고,
오른쪽에는 충전기 연결잭, USB포트, hdmi 포트가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충전기가 요새 지원하는 usb-c가 아니라 독자 규격이라는 점이다. usb-c를 지원하면 샤오미 대용량 보조배터리로도 충전을 할 수 있어서 사실상 배터리를 무제한으로 확장할 수가 있는데, 조금은 아쉽다.
참고로 충전잭 사이즈는 3.5mm 이어폰잭과 똑같다. 한번 실수로 충전한답시고 이어폰 잭에 꽂고 있었다.
디자인은 맥북에어랑 상당히 비슷하다.
재질도 30만 원짜리 노트북 치고는 상당히 고급스럽다.
퀵가이드가 들어있는데 이건 가볍게 패스.
노트북이 가볍고 작은 것과 달리 충전기는 어마어마하다. 맥북에어처럼 충전기가 좀 심플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도저히 이걸 들고다닐 수는 없어서 충전기는 두고 다닌다.
유심침.
개봉하는 김에 함께온 파우치도 개봉을 해본다.
가격표가 29,900원이라고 붙어있다. 가격이야 뭐 그냥 붙여둔 거일 테지만 어쨌든, 내 돈 주고 사려면 저 가격을 지불했어야 할테니 꽤나 이득을 본 기분이다.
천 재질의 파우치인데 디자인이 정말 괜찮다. 사진에 보이는 저 갈색 가죽 부분은 들고다닐 때 떨어뜨리지 말라고 손을 끼우는 부분인 것 같다. 실제로 그렇게 사용하지는 않는다.
지퍼로 열고 닫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은 지퍼 때문에 넣고 뺄 때 노트북에 흠집이 가지 않을까 싶어서 선호하지 않았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걱정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노트북과 나란이 둔 모습. 심플하게 에이서원 노트북만 쏙 넣고다닐 수 있다.
이게 사실 왜 달렸는지는 모르겠는데 뭐 디자인적으로 나쁘지 않다.
수납공간이 하나 더 있는데 저기에는 사실상 아무 것도 못 넣는다. 그냥 종이로 된 간단한 서류 정도는 넣을 수 있는데, 마우스나 충전기 등을 넣을 수는 없다.
노트북을 펼친 모습.
오른쪽 하단에는 스펙에 대한 스티커가 붙어있다. 윈도우 노트북들은 사면 꼭 저게 붙어있는데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얼른 떼야겠다.
특이하게 터치패드가 검은색이다. 은색 알루미늄의 바디와 조금 잘 안 어울리는 느낌이다. 그냥 맥북처럼 통일해서 실버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이 키감이 상당히 괜찮다. 얇은 두께 치고 꽤나 키감이 있는 편인데 맥북에 비해서 찰찰 거리는 소리가 훨씬 덜해서 조용하고, 눌리는 깊이감도 어느 정도 있고, 키보드의 탄력감도 좋다.
솔직히 키감은 맥북프로 레티나보다 훨씬 좋다. 일부러 에이서원으로도 블로그 포스팅을 해봤는데, 15인치 맥북이나 27인치 아이맥에 비해서 화면이 작아서 불편한 점은 있는데 키감 자체는 훨씬 좋은 것 같다. 쫀득거리는 탄력감이 좋아서 손가락이 훨씬 덜 피로한 느낌이다. 이건 진짜로 인정하는 부분.
사용을 좀 더 해봐야겠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매우 만족한다. 무엇보다 가격에 비해 싼티가 나지 않고 디자인이 상당히 고급스럽다. 어디 들고 다녀도 절대 부끄럽지 않을 수준.
그런데 좀 아쉬운 건 역시 가격에 걸맞게 성능이 조금은 후달린다.
실 사용하기에 크게 부족할 정도는 아니기는 한데,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가 1테라 스스디에 24기가 램의 27인치 2013년형 아이맥과, 맥북프로 레티나 2016년형이어서 그런지 성능 차이가 너무나도 확연하게 느껴진다.
특히 집에 있는 빠른 와이파이로 사용할 때에는 크게 부족하지 않은데, LTE로 사용할 때 속도가 너무나도 느리다. 확실히 아이폰에 핫스팟으로 연결해서 맥북프로와 이 제품으로 동시에 사용을 해보니 같은 LTE 신호로도 맥북이 훨씬 빠르다.
솔직히 메인으로 쓰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 같고 서브용으로 딱 적합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데스크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서브로 사용할 때, 혹은 나처럼 맥을 사용하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윈도우가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인 것 같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LTE 노트북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한테도 물론 좋은 선택이다.
30만 원의 제품에 윈도우10도 기본으로 탑재가 되어 있다. 윈도우만 해도 15만 원은 하는 돈이니 매우 괜찮은 선택이다.
사실 이전에 부트캠프에서 사용하기 위해 윈도우 정품키를 구매한 적이 있는데, 그 정품키는 중고나라에 판매를 할까도 생각 중이다. 중고나라에서 그런 것도 팔리려나?
유심칩을 꽂기 위해서는 저 사이즈의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거는 다 큰 것밖에 없어서 학교에 있는 휴대폰 판매점에 가서 빌려서 장착을 했다.
유십 꽂는 부분은 저렇게 생겼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 수 있는 저 유심 보호하는 작은 철판을 밀어서 연 뒤에 유심을 넣고 다시 잠가주면 된다.
그럼 이렇게 장착 완료.
드라이버로 닫아주기까지 하면 끝! 어렵지 않다.
LTE 노트북이라고 하니 그 장점을 살려보기 위해서 밖에서 사용을 해본다. 추운데 덜덜 떨면서 찍었다. 컴퓨터가 실행되고 있는 모습. 배터리는 거뜬하게 6-7시간 정도는 가는 것 같다.
와이파이 연결하는 곳을 열어보면 저렇게 KT의 LTE로 연결이 되었다고 표시가 된다. 물론 와이파이가 되는 장소에서는 와이파이를 자동으로 잡는다.
일단 일주일 정도 사용해보니 한번씩 윈도우가 필요할 때에 서브로 사용하기에는 괜찮아보인다. 이 제품으로 주로 사용한 용도는 블로그 포스팅, 간단한 웹서핑 정도였는데, 그 정도에 문서 작업까지는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곳에서 핫스팟 신경쓰지 않고 자동으로 LTE로 사용할 수가 있으니 그것도 생각보다 편하다. 이번에 사촌들과 함께 엠티를 다녀왔는데, 급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일이 있어서 매우 편하게 잘 사용했다. 맥북프로 레티나 15인치는 너무 무겁고 부피가 커서 도저히 못 들고갈 것 같았는데, 확실히 이 제품이 휴대성이 좋으니 여행용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