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11에서 와이파이가 안 꺼진다는 문제, 진짜 '문제'일까?
안녕하세요 파카씨입니다. 오늘은 iOS11 업데이트 이후 제기되고 있는 제어센터 와이파이 논란에 대해서 한번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1. iOS11 와이파이 문제의 시작
iOS11이 배포되고 iOS의 와이파이 설정에 대해서 이래저래 말이 많습니다. 논란의 요지는 제어센터에서 와이파이를 꺼도 '와이파이가 꺼지지 않는다'라는 점이죠.
실제로 이전에는 하단을 스와이프 해서 올라오는 제어센터에서 와이파이 아이콘을 누르는 동작으로 와이파이를 켜고 끌 수 있었는데, 이번에 업데이트 된 iOS11에서는 분명히 와이파이를 껐는데도 '설정 - 와이파이'에 들어가보면 와이파이가 꺼져있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업데이트상 오류가 아니냐 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2. 과연 진짜 오류일까?
하지만 이 정도의 글로벌 기업 애플이 그런 사소한 실수를 했을 리가 없습니다. 심지어 원래부터 제어센터에서 와이파이 버튼을 누르면 켜고 끄는 동작이 있었는데 굳이 의도적으로 바꾼 게 아니라면 애초에 코딩을 수정할 필요도 없었겠죠.
즉, 이번에 와이파이 설정 동작이 바뀐 건 다분히 애플의 의도적인 행위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애플은 왜 제어센터에서 와이파이를 꺼도 실제로는 와이파이가 꺼지지 않게 만든 걸까요? 그건 바로 제어센터에서 와이파이를 끄는 동작은 단지 '임시로만' 간편하게 와이파이를 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휴대폰으로 웹서핑을 할 때 가장 짜증나는 순간은 애매하게 신호 약한 와이파이를 잡고 있느라 웹서핑이 느릴 때입니다. 그럴 때는 차라리 와이파이를 꺼버리고 잠깐만이라도 데이터를 사용해서 서핑을 하는 게 훨씬 편리하죠.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분명히 집에서 나왔는데도 여전히 미세한 집 와이파이 신호가 잡혀서 연결되어 있는 경우나 지하철에서 자동으로 잡는 통신사 와이파이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이럴 때는 느린 신호 붙잡고 있느니 차라리 와이파이를 꺼버리고 데이터를 쓰는 게 낫습니다.
그런데 이러면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즉, 나중에 다시 직장에 도착해서 와이파이로 데이터를 쓰려고 할 때 다시 휴대폰을 켜서 와이파이를 켜줘야 한다는 불편이 생긴다는 것이고, 가끔은 와이파이 켜는 걸 잊어버려서 계속 데이터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면 쓸데없이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상황에서도 데이터를 소모하는 문제가 생기고, 설령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일지라도 와이파이에 연결되어야만 작동이 되는 동기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3. 애플의 대안
그래서 애플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iOS11에서는 제어센터에서 와이파이를 꺼도 와이파이가 완전히 종료되지 않게 한 것입니다. 대신 제어센터에서 와이파이를 끄면 지금 잠시 동안만 와이파이를 끄고 통신사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하되, 다시 장소를 이동해서 유효한 와이파이가 잡히면 와이파이로 자동으로 연결하도록 한 것이죠.
앞서 든 사례에서처럼 집에서는 집에 설치된 와이파이를 쓰고, 직장에서는 직장에 있는 와이파이를 쓰는 직장인의 경우, 집에서 나오는 출근길에 애매하게 집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어서 인터넷이 느릴 때 제어센터에서 와이파이를 꺼주면 잠시 동안 통신사 데이터를 사용하다가 직장에 도착하면 와이파이를 켜는 동작을 별도로 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직장 와이파이에 연결하게 하는 것이죠. 즉, 이번에 iOS11의 제어센터에 있는 와이파이 버튼은 단지 와이파이를 임시로 끄도록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어센터에 있는 와이파이 아이콘도 그냥 손으로 터치해서 껐을 때는 파란색과 회색으로 켜짐/꺼짐이 표시가 되는데, 설정에 들어가서 와이파이를 완전히 종료할 경우에는 사선이 그어져서 완전히 종료가 되었다는 걸 알려줍니다. 애플이 의도적으로 UX를 바꿨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죠.
4. 개인적인 생각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업데이트가 매우 매우 마음에 듭니다. 저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할 때 인터넷이 느리고 끊기는 걸 정말 정말 못 참는 성격이어서 학교에서도 학교에 설치된 와이파이를 쓰다가 조금이라도 느리다는 느낌이 오면 바로 제어센터 올려서 와이파이를 끄고 휴대폰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나중에 이 와이파이를 다시 켜줘야 하는 걸 잊어버릴 때가 많고 상당히 귀찮죠. 그런데 와이파이 신호가 잘 잡히는 곳으로 이동했을 때 이걸 자동으로 다시 잡아주니 사용자로서는 신경써야 할 요소가 하나 없어진 셈입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 되면서 무언가 기능의 변화가 생기면 익숙해진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이 적응을 해야 하는 불편 때문에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기는 합니다만, 이번 업데이트는 객관적으로 분명한 기능의 개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람이야 적응의 동물인데 이 정도 적응하는 건 어렵지도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