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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전 후기 / 라이트하게 보기 좋은 예술의전당 전시

리뷰/공연, 전시, 축제

by 박하씨 2017. 5. 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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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낙서<쉐퍼드 페어리전: 평화와 정의> 

며칠 전에 로스쿨에서 활동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법학회 사람들과 함께 소풍 겸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를 보고왔다. '위대한 낙서, 쉐퍼드 페어리전'이라는 전시였고,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017년 3월 15일부터 2017년 4월 30일까지 하는 전시였으니 이미 끝났...구나. 뒤늦은 후기지만 기록으로 남긴다. 

표를 받으면 이런 스티커를 함께 준다. 아마도 이 전시를 대표하는 이미지인 것 같다. 이름이나 써서 휴대폰 뒷면에 붙여서 좀 쓰다가 뗄 것 같다. 




들어가는 입구에 이런 이미지가 크게 그려져 있는데 상당히 인상 깊다. 아마도 이 작가분의 독특한 그림풍인 것 같다. 

아까 스티커에 있던 그 이미지를 에이포 용지 크기로 뽑아서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낙서를 하고, 그것들을 모아 붙여뒀다. '위대한 낙서전'이라는 전시의 이름에 부합하는 좋은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걸 보고는 마치 앤디워홀의 캠벨수프 캔이 떠올랐다.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 작가분의 그림에는 OBEY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우리 말로 하면 '복종'인데 그림풍은 복종과는 오히려 정반대의 느낌을 준다. 아마도 반어적으로 OBEY, 복종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반항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림 하나하나에 큰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화풍을 가볍게 즐기면 좋을 것 같은 전시이다. 

여기는 뭔가 사회주의 선동 이미지 같은 느낌이 드는데, 아마도 작가가 평등을 외치는 사회주의 사상 속에 깃들어 있는 독재와 복종의 문화를 꼬집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유명한 오바마의 HOPE 


전시를 보다보면 이런 식으로 전쟁 무기와 꽃을 소재로 삼은 그림들이 상당히 많다. OBEY라는 단어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때 전쟁무기는 상대방을 복종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물건인데 여기서 꽃이 핌으로써, 복종이 아닌 평화를 추구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전쟁이 아닌 예술을 만들어라. 반전을 추구하는 작가의 생각이 드러나는 것 같다. 

한쪽 벽면에 아까 봤던 오바마의 HOPE 그림만 덩그러니 걸려있고,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지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대선 시즌과 겹쳐서 그런지 더 눈길이 가는 것 같다. 

립스틱을 자세히 보면 총알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열매를 따는 것 같은데 역시 자세히 보면 수류탄. 전쟁무기를 소재로 삼아 참신한 이미지를 창조해내는 작가의 창의성이 돋보인다. 

복종을 강요하는 경찰을 비판하는 듯한 그림

아까 그 스티커에 나와있던 그림. 이 이미지가 정확히 무엇을 표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표정한 표정과, 초점을 잃은 눈빛, 굳게 다문 입술 등이 계급사회에서 억눌려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실 이 전시는 너무 가볍게 봐서 그런지 엄청난 감흥이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가볍게 시간 보내면서 보기에는 좋은 전시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작가와 제휴를 맺고 티셔츠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매장이 강남역에 있다고 하던데, 티셔츠에 프린팅 해서 팔기에는 최적의 이미지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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