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카 벡터 스텐다드 만년필 후기
중학생 때 아빠가 사용하던 '파일롯트'라는 브랜드의 만년필을 물려주셔서 처음으로 만년필을 사용하기 시작했었다. 중학생 주제에 수학문제 풀면서 만년필로 풀고 그랬었는데, 그게 기점이 되었는지 이후로도 쭉 만년필을 사용했다.
지금은 파버카스텔의 이모션이라는 만년필을 사용하고 있는데 만년필이 하나다보니 사용하다가 잉크가 떨어져서 난감한 순간이 한번씩 오기도 하고, 이모션은 배럴이 두껍고 무거운 형태이다보니 장시간 필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새로운 만년필을 찾기 시작했다.
어떤 걸 구매할까 하다가 그래도 메인은 파버카스텔 이모션으로 사용하자는 생각에 그냥 저렴하게 가성비 좋다고 소문난 파카 벡터 스텐다드 만년필을 구매했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로 약 12,000원 정도이다. 만년필 치고는 매우 저렴한 가격인데, 그래도 '파카'라는 브랜드 값이 있어서 품질은 상당히 괜찮다.
패키징은 그냥 깔끔하다.
슬라이드식으로 열면 된다.
제품을 개봉하니 저렇게 만년필이 다소곳하게 자리하고 있다.
12,000원짜리 만년필 치고는 패키징이 매우 괜찮다.
파카 특유의 화살촉 모양 클립이 나도 파카야 !!!!!! 라고 외치는 것 같다.
저가형 만년필이기 때문에 배럴은 합성수지 혹은 플라스틱 같은 재질이다.
무게도 상당히 가볍다. 사람에 따라서 무거운 걸 좋아할 수도 있고, 가벼운 무게감을 좋아할 수도 있는데 장시간 필기하기에는 당연히 가벼운 게 좋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제품은 조금 괜찮은 펜으로 필기를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캡을 열면 이런 모습이다. 펜촉의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오히려 깔끔한 느낌이 난다.
손으로 잡는 그립 부분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다.
손으로 잡으면 이런 모습. 뒤에 캡을 꽂으면 길이가 꽤 길어지는데, 무게가 가벼워서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다.
사진에서 위에 있는 제품이 지금까지 사용하던 파버카스텔 이모션 만년필이다.
저 제품은 배럴이 나무로 되어 있고, 위 아래가 크롬 재질이어서 무게감이 상당하다. 뚜껑을 뒤에 꽂으면 거의 사인만 할 수 있는 정도여서 필기를 할 때에는 캡을 빼고 사용한다.
다시 벡터 만년필로 돌아오면, 저렴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충전 컨버터가 포함되어 있다. 가격대가 좀 있는 만년필을 구매해도 저런 컨버터를 4500원 정도 주고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12,000원 짜리에 저걸 기본 구성품으로 껴주다니.
컨버터는 주사기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사기로 물을 빨아들이듯이 저 슬라이더 부분을 아래로 내렸다가 잉크통에 담근 뒤, 쭉 올려주면 된다.
필기를 해보니 F촉임에도 불구하고 두께감은 꽤 있는 편이었다. 파버카스텔 이모션은 M촉인데도 벡터 F촉과 두께가 거의 비슷하다.
개인적으로는 두께감이 있는 펜을 좋아해서 매우 만족스럽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펜촉의 품질에 대해서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매우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역시 그래도 파카라는 브랜드가 붙어 있어서 그런지 평타 이상은 치는 것 같다.
당연히 펜촉이 그저 금속이기 때문에 사각거리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20만 원 대의 금촉을 사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꽤 두껍게 나오는 편이라 그런 사각거림이 어느 정도는 상쇄된다.
개인적으로는 가볍게 일상적인 필기용으로 사용할 막펜으로 구매하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평소에 데일리로 사용하기에 매우 괜찮은 제품이다.